출처: EBS 교양 교학사 교과서
독립운동가를 찾아 떠나는 취재 여행에서 몰랐던 많은 독립운동가를 만났다. 그 중 한 분을 기리는 기념관은 아주 독특하게 운영하고 있다다. 기념관을 보려면 관리자분에게 전화하는데, 그분이 전화로 여는 방법을 안내하고 전화로 길게 설명하신다.
사람이 많이 방문하지 않는다면, 관리를 위해 문을 잠가 놓는 것이 맞다. 그러나 안내자가 전화로만 안내하는 것은 어느 기념관에서도 보지 못한 독특한 방식이었다. 방문객이 적어서 나름의 방법을 쓴 것으로 이해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곳을 세 번째 방문했을 때 그 관리자가 친일파 옹호하는 말을 해서 조심스럽게 이 독립운동가가 진짜인지 의심까지 하게 되었다. 그 분 말은 ‘먹고 살려면 일제 시대에 다 친일을 했다.’는 그런 말이었다. ‘일제강점기’라 하지 않는 것은 해방 후 잘못된 교육으로 그냥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독립운동가 기념관을 관리하는 사람이 친일을 옹호하는 것은 뭔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상식 있는 한국인이라면 먹고살기 위해 일을 했다는 것에 화내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한국인이 화가 나는 지점이 자신이 먹고 살기 위해 누군가를 괴롭히고 심하면 죽음에 몰아넣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직접적 물리적 폭력을 가해 죽이거나 상처를 입히는 일만 나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유명세를 이용해서 연설이나 글을 통해 강제 노동이나 군대에 입대하도록 만든 것도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 활동을 통해 부와 명예를 얻는 가운데, 많은 한국인이 힘든 노동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 죽어 나갔다.
이렇게 같은 민족을 힘든 상황으로 몰아넣었던 이들이 해방 후 잘 살았던 게 현대 한국사의 비극이다. 그들은 사과하지 않고 변명하며, 심하게는 독립운동 활동에 약간의 도움을 준 것을 부풀려서 독립운동가 행세를 하려 하는 이도 있다.
반대급부적으로 목숨 바쳐 독립운동 한 이들, 일제강점기 중 목숨을 잃은 이들도 해방된 한국에서 제대로 된 서훈을 받지 못한 경우가 많다. 분단 된 한국의 상황을 이용하여 그들을 독립운동의 공적을 지우려거나 폄하시키려고 노력한 예도 많다. 이런 가운데 민족을 팔아 잘 살던 이들을 미화시키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그 독립운동가를 조사하다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 독립운동가 기념사업회 초대 이사장이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뉴라이트’가 아닌지 의심 가는 인물이었다. 영어 좋아하는 이들이 만든 ‘New Right’라는 말도 필자는 쓰고 싶지 않다. 한국인이라면 한국어를 써야지 외국어를 왜 쓰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리고 한국 극우라면 한국을 너무 사랑해서 일본 극우처럼 다른 민족에게 반감을 가질 행동을 하기도 해야 하지 않는지 질문해 본다. 영어로 자신들의 이름을 붙였다면 미국 극우라고 볼 수도 있다.
언론에서 극우라고 나오는 이들이 성조기를 들고 다니는 것을 보면 그냥 극우가 아니라 미국 극우일 수도 있다. 잘못된 언론이나 학자들은 모든 것을 정확히 말하지 않고 대충 말하는 경우가 있다. ‘미국’이라는 글자를 빼고 그냥 극우라고 하니 일반적인 한국인은 한국 극우처럼 착각하게 되는 현상이 일어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일본의 극우를 비추어 생각해 보면, 한국 극우라면 다음과 같이 행동해야 하지 않는지 추측해 본다. 한국 보수라면 독도는 한민족의 땅이라고 외치고 다닐 것이고, 한국 극우라면 대마도와 간도는 한민족의 땅이라고 외치고 다닐 것 같다. 언어 사용에서도, 한국 보수라면 국한문 혼용체 정도를 인정할 것이고 한국 극우라면 순 한글을 주장할 것이다.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는 부류를 보수나 극우라고 칭해서 한국의 보수나 극우로 착각하게 만드는 것은 언어 장난이라고 생각한다.
그 초대 이사장이 2013년 역사 교과서 문제로 논란이 되었던 교학사 교과서 관련 옹호 발언을 다양하게 했다. 게다가 교학사 필진이 논란이 되어 기자 회견을 할 때 저자 옆에 앉아 있는 사진이 기사에 실리기도 했다.
또 언론에서 칭하는 뉴라이트 등 보수 성향이라 하는 전직 교육부 장관들과 학자들이 교학사 교과서를 두둔하기 위해 만든 ‘역사 교육을 걱정하는 사람들’이라는 모임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이 경우만 아니라 꽤 많은 독립운동을 기리는 단체에서 역사의식이 의심 가는 이가 단체장을 맡거나 주요 직책을 맡고 있는 경우를 본다. 문제는 이런 경우를 보면 독립운동가의 독립 업적 자체에 대해서도 의심하게 된다는 것이다.
독립운동가 단체에 비해 독립운동가가 제대로 대접을 못 받는 게 진짜 그 독립운동가의 정신을 이어받은 사람이 아닌 사이비 같은 이가 이름만 팔아서 그런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본 적도 있다. 최근 고인을 팔아서 오랫동안 이익을 챙겨왔다는 단체 사태가 터진 것처럼, 어쩌면 그 단체도 진짜 고인이 이루고 싶었던 해방된 조국을 모르는 이들이 단지 그의 이름만 사용하는 것은 아닌지도 의심하게 된다.
독립운동가를 팔아 반민족행위를 슬쩍 미화하려는 이가 얼마나 더 있을지 걱정도 된다. 그런 이를 만날 때마다 독립운동가의 공적이 퇴색되지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독립운동가 업적이 제대로 알려지고 걸맞는 대접을 받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다.
계속되는 역사 교과서 문제
교학사 왜곡
독립운동 유공자로 인정받기 힘든 한국
친일파가 독립유공자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