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를 넘어서면서 운동의 목적은 단순히 체중을 줄이거나 몸매를 관리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계단을 오르고, 의자에서 스스로 일어나고, 장을 보고, 여행을 다니는 평범한 일상을 오래 유지하기 위한 ‘생활 능력’을 지키는 문제가 된다. 이 때문에 매일 걷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운동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판단하기보다 어떤 신체 기능을 얼마나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유산소 활동뿐 아니라 주요 근육을 사용하는 근력운동을 권고하고 있으며, 기능적 균형과 근력에 초점을 둔 복합적인 신체활동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의 신체활동 지침 역시 고령자의 운동에 유산소·근력·균형 활동을 함께 포함하도록 권고한다. 결국 노년기 운동의 핵심은 한 가지 운동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신체 기능을 골고루 자극하는 데 있다.

걷기만 열심히 하면 충분할까
걷기는 60세 이후에도 매우 유용한 신체활동이다. 특별한 장비 없이 시작할 수 있고 일상생활에 쉽게 포함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WHO 역시 걷기와 자전거 타기, 가사 활동 등을 신체활동에 포함한다. 문제는 ‘걷기가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라 걷기 하나만으로 모든 운동을 대신하려는 생각이다.
노년기에는 심폐체력뿐 아니라 근력과 균형 능력, 움직임의 기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WHO는 고령자에게 근력과 균형·협응을 강조하는 활동을 추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따라서 걷기를 기본으로 하되 근력운동과 균형운동 등을 적절하게 조합하는 방식이 보다 바람직하다.
운동을 거의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무리할 필요도 없다. WHO는 활동량이 적었던 사람에게 적은 양부터 시작해 시간과 빈도, 강도를 점차 늘리는 접근을 권고한다. 60세 이후의 운동에서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운동량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현재 체력과 기능을 출발점으로 삼는 것이다.
첫째, 근력운동…특히 하체를 빼먹지 말아야 한다
60세 이후 운동에서 반드시 챙겨야 할 첫 번째 영역은 근력운동이다. WHO 지침에서는 주요 근육군을 사용하는 근력 강화 활동을 주 2일 이상 시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근력운동이라고 해서 반드시 무거운 바벨을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체력과 관절 상태에 따라 의자에서 앉았다 일어나기, 벽을 이용한 밀기 동작, 가벼운 저항 밴드 운동 등으로 접근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자세를 유지하면서 자신의 능력에 맞는 저항을 이용하는 것이다.
특히 일상생활과 직접 연결되는 하체와 몸통을 적절히 단련할 필요가 있다. 의자에서 일어나고 계단을 오르며 물건을 들고 이동하는 행동에는 여러 근육이 동원된다. 따라서 단순히 오래 걷는 것과 별도로 근육에 적절한 저항을 주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무릎이나 허리 등에 통증이 있거나 기존 질환으로 운동에 제한을 받는 사람은 특정 동작을 무조건 따라 하기보다 전문가와 상의해 운동 방법과 강도를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유산소운동…걷기는 버릴 운동이 아니라 ‘기본 운동’이다
“걷기만 해서는 부족하다”는 말이 “걷기는 효과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걷기는 고령자가 일상에서 실천하기 쉬운 대표적인 유산소 활동이다.
WHO는 성인과 고령자에게 일주일에 150~300분의 중강도 유산소 신체활동 또는 75~150분의 고강도 활동, 혹은 이에 상응하는 조합을 권고하고 있다. 개인의 체력과 건강 상태에 따라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유산소 활동을 구성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숫자를 채우겠다고 무리하지 않는 것이다.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장시간 빠르게 걷는 방식보다 짧은 시간부터 시작해 몸의 반응을 살피면서 점차 늘리는 편이 현실적이다.
일상에서도 활동량을 늘릴 수 있다. 가까운 거리를 걸어서 이동하고, 안전한 범위에서 계단을 이용하며, 집안일이나 정원 활동 등을 통해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는 방법이다. WHO는 운동뿐 아니라 이동과 가사 등 다양한 움직임 역시 신체활동에 포함된다고 설명한다.
셋째, 균형운동…60대 이후에는 ‘안 넘어지는 능력’도 훈련해야 한다
젊을 때는 근육을 키우거나 체중을 관리하기 위해 운동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지만 나이가 들수록 균형 능력도 중요해진다.
WHO는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기능적 균형과 근력훈련을 강조한 다양한 복합 신체활동을 주 3일 이상 실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신체 기능 향상과 낙상 예방을 목적으로 한다.
균형운동은 어렵게 시작할 필요가 없다. 다만 넘어질 위험이 있는 만큼 처음에는 안정적으로 잡을 수 있는 의자나 벽 주변 등 안전한 환경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발을 다른 발 앞에 놓고 서기, 지지물을 활용한 한 발 서기 등 개인의 능력에 맞는 동작부터 시작할 수 있다.
특히 이미 균형이 불안정하거나 낙상 경험이 있는 사람은 혼자 어려운 동작에 도전하기보다 의료진이나 운동 전문가에게 적절한 방법을 안내받는 편이 안전하다.
넷째, 유연성과 움직임…몸을 ‘부드럽게 사용하는 시간’을 만들자
유연성 운동은 근력이나 유산소 운동만큼 눈에 띄는 성취감을 주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일상에서는 몸을 돌리고 팔을 뻗으며 신발을 신는 등 다양한 범위의 움직임이 필요하다.
WHO 유럽지역 자료는 고령자를 위한 운동 구성에서 유산소 운동, 근력운동, 균형훈련과 함께 유연성 운동을 포함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설명한다.
스트레칭은 통증을 참는 경쟁이 아니다. 반동을 크게 주거나 억지로 관절을 누르기보다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는 범위에서 실시하는 것이 좋다. 운동 전후뿐 아니라 오랜 시간 앉아 있었을 때 가볍게 몸을 움직이는 습관도 생활 속 움직임을 늘리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다섯째, 생활 속 움직임…운동한 뒤 하루 종일 앉아 있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놓치기 쉬운 운동은 별도의 운동 종목이 아니라 ‘자주 움직이는 습관’이다.
WHO는 모든 신체활동이 의미가 있으며 지나치게 오래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건강에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걷기와 자전거 이동뿐 아니라 집안일과 일상적인 움직임도 신체활동에 포함된다.
아침에 운동을 마쳤다고 해서 남은 시간을 계속 앉아서 보내는 방식보다는 생활 곳곳에 움직임을 배치하는 것이 좋다. TV를 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움직이고, 가까운 거리는 걷고, 집안일을 하는 등 자신의 환경에서 실천 가능한 방법을 찾는 것이다.
결국 60세 이후 운동은 ‘몇 시간 운동했느냐’뿐 아니라 하루를 얼마나 활동적으로 보냈느냐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60세 이후 운동의 답은 ‘하나’가 아니라 ‘조합’에 있다
60세 이후 절대 빼먹지 말아야 할 운동을 하나만 꼽으라고 하면 정답을 만들기 어렵다. 오히려 핵심은 근력운동, 유산소운동, 균형운동, 유연성 운동, 생활 속 신체활동을 자신의 능력에 맞게 조합하는 데 있다.
걷기를 꾸준히 하는 사람이라면 걷기를 중단할 이유가 없다. 대신 근력과 균형을 위한 시간을 더해보는 방식이 가능하다.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면 처음부터 완벽한 계획을 세우기보다 짧게 걷고 가벼운 근력운동을 시작하는 것부터 의미가 있다.
WHO 역시 “어떤 양의 신체활동이라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는 원칙을 강조한다. 운동량이 부족했다면 적게 시작해 점진적으로 늘리는 것이 출발점이다.
무엇보다 60세 이후 운동은 남과 경쟁하는 기록이 아니다. 오늘의 움직임을 내일도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 만성질환이나 신체적 제한이 있는 경우에는 자신의 능력과 상태에 맞게 활동해야 하며, 운동 방법을 결정하기 어려울 경우 의료진이나 관련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WHO 역시 만성질환이 있는 고령자에게 개인의 필요와 기능적 제한, 치료 계획 등을 고려해 전문가의 조언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한다.
자료: 세계보건기구(WHO) 신체활동 및 좌식행동 지침, WHO 고령자 신체활동 자료, 미국 신체활동 지침.










